실리콘밸리 사대주의

실리콘벨리 개발자는 어떻게 일하나요?

항해 99 오픈소스 웨비나를 진행하면서 받은 질문이다. 난 이 주제에 대해서 꼭 한번 얘기하고싶었다.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, 난 실리콘밸리를 모든 일에서 정답 취급하는 그 태도를 버려야한다고 생각한다. 지인들이랑 얘기하다가 가끔 어이없을 떄가 있는데, 나한테

xxx가 실리콘밸리 출신인데 거기서는 xxx처럼 한다더라

라는 얘기를 할 때이다. 나도 실리콘밸리 개발자다. 근데, 실리콘밸리 개발자가 일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고, 실리콘밸리에서 쓰는 방식이라고해서 정답인 건 아니다. 당연히 우리 회사에도 MANGA 출신 개발자들이 많다. 그리고 그 사람들이 그 기업의 문화가 왜 안 좋은지 상세히 얘기해줬다. Vercel의 기업 문화를 좋게 만들기 위한 설문을 하는데, 그떄 어느 기업이 어떤 정책을 갖고 있었고 사람들이 그 정책 떄문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상세히 얘기해주셨다. 그런데 부정적인 내용들이 많았다. 그 정책들 때문에 승진하고 싶은 사람은 진짜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쓸 수 없다던가하는 그런 얘기들.

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은 xxx한 방식으로 일한대

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다. 저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아는 사람을 못 봤다. 당연한 일이다. 실리콘밸리 기업이 한두개인가? 특정 기업을 찝어서 그 기업 개발자들은 이렇게 일한대하면 좀 낫겠는데, 한 기업이어도 극단적으로 다를 수 있는 게 개발자 문화다. 즉, "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이 일하는 방식"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허상이다.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사대주의적으로 추종하는 것밖에 안 된다.

이상한 걸 좇지 말자. 저런 건 존재할 수도 없고, 추종할만한 가치도 없다. 팀원분들 중 MANGA에 다니시다가 이직하신 분이 있어서 부분적으로 문화를 아는 기업들이 있다. 정말 부분적으로 아는 것이다. 사실 나도 그게 회사 전체에 적용되는 건지는 알 수 없다. 그런데 내가 들은 걸 보면, 그다지 좋은 건 아니더라. 하나의 사례 가지고 전체를 매도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, 하나 이상의 반례가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. 실리콘밸리 기업의 문화가 항상 옳은 것은 절대 아니다. 제발 실리콘밸리의 어느 기업이 이렇게 일한다더라하고 무작정 따라하지 말고 자기 회사에 맞는 문화인지 따져보자